일상을 비우면…텅빈 마음에 차오르는 위로
자연과 함께 걷다
자연·사람이 온전히 마주하는 호수생태원
‘멈춤’과 ‘돌이켜보기’의 발걸음 너릿재 옛길
피톤치드 숨결따라 숲과 하나되는 시간도
그린, 북, 한옥 카페에서, 멈추다
자연스럽게 도시의 속도 늦추는 나무 서까래·온돌마루·기와지붕
창가 자리 사수하고 초록에 둘러싸여 따뜻한 차 한잔으로 휴식을
자연·사람이 온전히 마주하는 호수생태원
‘멈춤’과 ‘돌이켜보기’의 발걸음 너릿재 옛길
피톤치드 숨결따라 숲과 하나되는 시간도
그린, 북, 한옥 카페에서, 멈추다
자연스럽게 도시의 속도 늦추는 나무 서까래·온돌마루·기와지붕
창가 자리 사수하고 초록에 둘러싸여 따뜻한 차 한잔으로 휴식을
![]() 축령산 편백숲 하늘숲길. |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숲 속에 서서 그저 들이마시고 내쉬는 숨에 집중하는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뭔가가 조금씩 정리되는 기분이다. “아, 이대로도 괜찮구나!”
바쁜 일상에 잠시 카페에 들러 입안에 퍼지는 따뜻한 온기와 향기를 느끼는 30분의 여유. “내가 나를 돌봐주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올여름 휴가 키워드는 나를 돌보는 ‘마음 치유’다. 숲 속을 걸으며 나를 찾는 치유의 길, 도심 속 느리게 머무는 공간을 소개한다.
#광주호 호수생태원
광주 도심에서 차로 30분, 인공호수 ‘광주호’ 주변을 따라 조성된 호수생태원은 자연과 사람이 온전히 마주하는 공간이다. ‘버들길’, ‘풀피리길’, ‘별뫼길’, ‘가물치길’, ‘돌밑길’, ‘노을길’ 등 6개 테마로 나눠진 산책로로 이어지는 풍경은 수변 습지와 메타세쿼이아 숲, 야생화 군락을 함께 품어 걷는 이로 하여금 여유와 회복을 선물한다. 전망대 벤치에 앉아 잔잔한 물결과 숲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도시의 소음은 사라지고 마음이 잠잠해지는 신비로움을 경험할 수 있다.
연인들의 사진 촬영 포인트는 물과 숲이 만나는 지점이다. 호수면에 비친 초록 숲, 수면 너머 메타세쿼이아 터널을 활용한 촬영도 추천한다. 풍성하고 수준 높은 정원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덤이다. 황지해 작가의 ‘고요한 시간-DMZ 금지된 화원’, ‘해우소-마음을 비우는 곳’이 정비돼 있어 방문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휠체어나 유모차도 거뜬한 완만한 데크 산책로가 이어져 있고 곳곳에 조형물과 스탬프투어로 걷는 재미를 더한다. 스탬프투어는 생태원 입구 에코센터에서 스탬프북을 발급받아 이용할 수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이른 오전이나 노을 무렵 방문도 낭만적이다.
#너릿재 옛길
광주 동구 선교동에서 화순 이십곡리를 잇는 4.3km 길이의 너릿재 옛길은 옛 국도 29호선이었던 고갯길이다. 1971년 터널 도로 개통 후 ‘차 없는 숲길’로 탈바꿈했으며 벚꽃·편백·단풍·소나무 숲이 사계절 변화하는 풍경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편평하게 정비된 황토맨발 산책로와 돌담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에 편안하다.
너릿재 옛길의 핵심은 ‘멈춤’과 ‘돌이켜보기’. 길을 걷다 잠시 멈춰 눈앞의 풍경을 감상하거나 산중턱 시비나 정자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는 것도 좋다. 멍 때리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나무 위에서 내려다보는 다람쥐와 눈을 마주칠지도 모를 일이다. 전망대 인근에는 20m 높이의 300년 된 느티나무가 너릿재 옛길의 정취를 더해준다.
#축령산 편백숲
“피톤치드 숨결 따라 숲과 하나되는 시간.” 장성군 축령산 일대에는 전국 최대 규모의 편백·삼나무 치유 숲이 조성돼 있다. 과거 민둥산이었던 이곳에 민간 조림가 임종국 선생이 1956년부터 21년간 손수 만든 상록수림이다. 국가 명품숲이자 ‘치유의 숲’으로 지정되면서 피톤치드 가득한 공기와 울창한 숲의 기운을 받기 위해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축령산에는 몸과 마음이 상쾌해지는 치유숲길이 있다.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등산로 겸 산책로로 이용된다. 그 중 마음 치유에 안성맞춤인 곳은 2022년 새로 조성된 ‘하늘 숲길’. 전체 구간은 860m로, 나무 중간 높이의 공중에 데크를 설치해 나무와 숲, 자연을 좀 더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숲길 중간에는 숲속 요정들의 놀이터를 떠오르게 하는 쉼터와 나무다리가 설치돼 있다.
모암마을 계곡 길을 따라 산을 오르면 ‘물소리 숲길’을 만날 수 있다. 이름처럼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숲을 거닐 수 있다. ‘숲내음 숲길’을 둘러싼 편백숲은 이국적인 정취를 안겨준다. 하늘 높이 치솟은 나무숲을 올려다보며 심호흡을 한 번 해보면 심신의 고단함이 절로 사라질 것만 같다. 대덕마을과 금곡영화마을을 연결하는 임도 상단에는 ‘맨발 숲길’이 조성돼 있다. 말초신경이 모여 있는 발바닥을 자극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면역기능을 강화시켜 준다.
#나주 산림연구원 메타세쿼이아길
나주시 산포면에 위치한 전남도산림연구원은 아름다운 숲길을 걸을 수 있는 힐링 여행지다. 연구원으로 향하는 메타세쿼이아길은 학술연구와 치유 목적이 동시에 고려된 숲길이다. 키 큰 메타세쿼이아가 일렬로 늘어선 터널길은 녹색 음영이 깊고 주위 소음도 잔잔하게 해주는 숲의 통로가 되어준다.
여름철 만들어주는 짙은 그늘은 햇볕을 피하는 쉼터가 되고 메타세쿼이아 사이로 새어드는 빛줄기는 감성 사진 연출에도 제격이다. 간간이 놓인 벤치는 산책과 사유를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중앙로의 향나무 길은 MZ 세대 사이에 핫한 포토 스팟이다.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특유의 향기가 감도는 향나무길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선사하며 사색에 잠기기 좋은 명소이기도 하다.
#담양 죽녹원 죽림욕 숲길
담양읍에 위치한 죽녹원은 울창한 대나무 숲이 이어지는 명상 공간이다. 분족, 왕대, 맹종죽 등 다양한 대나무가 자라고 있는 대숲으로 빼어난 풍경과 분위기를 자랑한다. 대나무가 만들어내는 터널형 숲길은 자연 치유의 대표 장소다. 바스락거리는 댓잎 소리, 숲 전체에서 피어나는 싱그러운 공기, 목재 산책로는 도시의 번잡함과 한여름의 무더위도 말끔히 씻어준다.
죽녹원에서는 ‘죽림욕(竹林浴)’이 필수 체험코스다. 풍부한 피톤치드와 음이온이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된다. ‘명상의 길’, ‘철학자의 길’ 등 8개의 테마 산책로로 구성돼 길마다 집중과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숲길 곳곳에 놓인 벤치와 조형물은 걷다 멈춰 호흡을 할 수 있게 돕는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촘촘하게 겹친 푸른 잎 사이로 햇살이 비집고 들어오고 그 틈으로 보이는 푸른 하늘은 오늘따라 더 맑게 보이는 듯 하다.
/글=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바쁜 도심의 한 켠, 식물카페는 푸른 생명과 자연광이 어우러진 미니 생태공간이다. 초록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은 여러 연구에서도 증명됐다. 시각적으로 초록 컬러에 둘러싸여 있으면 스트레스 수치가 크게 줄어들고 심박이 안정된다고 한다. 이런 공간에 앉아 커피 한 잔, 또는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면 단순히 ‘카페 타임’을 넘어 마음속 휴식이 시작된다.
광주 곳곳에서도 다양한 식물카페를 찾을 수 있다. 동구 동명동 ‘청솔화원’, 북구 문흥동 ‘카페인’, 광산구 수완지구 ‘그루비’, 남구 봉선동 ‘들로’, 서구 쌍촌동 ‘엣마우’, 치평동 ‘카페 드 플로르’ 등이 대표적이다. 창가 자리를 사수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자연광 아래서 식물이 드리우는 그늘이 기분 좋은 부드러움을 만들어 줄테니 말이다.
한옥카페가 주는 편안함도 일상 속 여유를 찾는데 도움이 된다. 나무 서까래, 온돌 마루, 기와 지붕이 만드는 선들은 자연스럽게 도시의 속도를 늦추게 한다. 한옥의 넓은 마루와 처마 공간은 자연광과 바람이 스며들어 바쁜 일상 속 숨고르기 좋은 아지트가 된다. 한옥 카페에서 맛보는 계절별 수제차는 단순한 음료가 아닌 마음과 몸에 주는 약차가 되기도 한다.
남구 양림동 ‘온자담 티하우스’·‘호양호림’·‘카페 풀’·‘윤회매 문학관’, 원산동 ‘조선 피플’, 이장동 ‘소죽림’, 동구 학동 ‘티 에디트’, 동명동 ‘오리엔스’·‘호재’·‘티앗’·‘온화’, 서구 세하동 ‘가배당’, 광산구 복룡동 ‘큰대문집’ 등 의외로 어렵지 않게 한옥카페를 찾을 수 있다.
북카페에서의 30분. 간단한 점심 후 나만을 위해 쓰는 조용한 휴식이 될 수 있다. 도서관보다 느슨하고, 카페보다는 고요한 공간. 북카페는 ‘쉼과 집중’의 경계선에서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좋은 장소다. 북카페는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카페지기가 이미 고른 책들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 중 한 권, 그 순간 눈에 들어오는 책 한권을 집어 들고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책장을 넘기면 된다. 북카페에서 읽는 책은 끝까지 읽지 않아도 괜찮다. 문장 하나만 마음에 남아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동구 남동 ‘카페 꼼마’, 장동 ‘손탁앤아이허’, 불로동 ‘포브하우스’, 동명동 ‘스트럭트’, 금동 ‘정글북’, 남구 봉선동 ‘공백’, 북구 용봉동 ‘별밭’, 서구 쌍촌동 ‘다락’ 등 숨겨진 북카페가 많다.
/글=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바쁜 일상에 잠시 카페에 들러 입안에 퍼지는 따뜻한 온기와 향기를 느끼는 30분의 여유. “내가 나를 돌봐주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올여름 휴가 키워드는 나를 돌보는 ‘마음 치유’다. 숲 속을 걸으며 나를 찾는 치유의 길, 도심 속 느리게 머무는 공간을 소개한다.
![]() 광주호 호수생태원. |
광주 도심에서 차로 30분, 인공호수 ‘광주호’ 주변을 따라 조성된 호수생태원은 자연과 사람이 온전히 마주하는 공간이다. ‘버들길’, ‘풀피리길’, ‘별뫼길’, ‘가물치길’, ‘돌밑길’, ‘노을길’ 등 6개 테마로 나눠진 산책로로 이어지는 풍경은 수변 습지와 메타세쿼이아 숲, 야생화 군락을 함께 품어 걷는 이로 하여금 여유와 회복을 선물한다. 전망대 벤치에 앉아 잔잔한 물결과 숲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도시의 소음은 사라지고 마음이 잠잠해지는 신비로움을 경험할 수 있다.
휠체어나 유모차도 거뜬한 완만한 데크 산책로가 이어져 있고 곳곳에 조형물과 스탬프투어로 걷는 재미를 더한다. 스탬프투어는 생태원 입구 에코센터에서 스탬프북을 발급받아 이용할 수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이른 오전이나 노을 무렵 방문도 낭만적이다.
#너릿재 옛길
광주 동구 선교동에서 화순 이십곡리를 잇는 4.3km 길이의 너릿재 옛길은 옛 국도 29호선이었던 고갯길이다. 1971년 터널 도로 개통 후 ‘차 없는 숲길’로 탈바꿈했으며 벚꽃·편백·단풍·소나무 숲이 사계절 변화하는 풍경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편평하게 정비된 황토맨발 산책로와 돌담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에 편안하다.
너릿재 옛길의 핵심은 ‘멈춤’과 ‘돌이켜보기’. 길을 걷다 잠시 멈춰 눈앞의 풍경을 감상하거나 산중턱 시비나 정자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는 것도 좋다. 멍 때리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나무 위에서 내려다보는 다람쥐와 눈을 마주칠지도 모를 일이다. 전망대 인근에는 20m 높이의 300년 된 느티나무가 너릿재 옛길의 정취를 더해준다.
#축령산 편백숲
“피톤치드 숨결 따라 숲과 하나되는 시간.” 장성군 축령산 일대에는 전국 최대 규모의 편백·삼나무 치유 숲이 조성돼 있다. 과거 민둥산이었던 이곳에 민간 조림가 임종국 선생이 1956년부터 21년간 손수 만든 상록수림이다. 국가 명품숲이자 ‘치유의 숲’으로 지정되면서 피톤치드 가득한 공기와 울창한 숲의 기운을 받기 위해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축령산에는 몸과 마음이 상쾌해지는 치유숲길이 있다.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등산로 겸 산책로로 이용된다. 그 중 마음 치유에 안성맞춤인 곳은 2022년 새로 조성된 ‘하늘 숲길’. 전체 구간은 860m로, 나무 중간 높이의 공중에 데크를 설치해 나무와 숲, 자연을 좀 더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숲길 중간에는 숲속 요정들의 놀이터를 떠오르게 하는 쉼터와 나무다리가 설치돼 있다.
모암마을 계곡 길을 따라 산을 오르면 ‘물소리 숲길’을 만날 수 있다. 이름처럼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숲을 거닐 수 있다. ‘숲내음 숲길’을 둘러싼 편백숲은 이국적인 정취를 안겨준다. 하늘 높이 치솟은 나무숲을 올려다보며 심호흡을 한 번 해보면 심신의 고단함이 절로 사라질 것만 같다. 대덕마을과 금곡영화마을을 연결하는 임도 상단에는 ‘맨발 숲길’이 조성돼 있다. 말초신경이 모여 있는 발바닥을 자극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면역기능을 강화시켜 준다.
![]() 전남도 산림연구원 메타세쿼이아길. |
나주시 산포면에 위치한 전남도산림연구원은 아름다운 숲길을 걸을 수 있는 힐링 여행지다. 연구원으로 향하는 메타세쿼이아길은 학술연구와 치유 목적이 동시에 고려된 숲길이다. 키 큰 메타세쿼이아가 일렬로 늘어선 터널길은 녹색 음영이 깊고 주위 소음도 잔잔하게 해주는 숲의 통로가 되어준다.
여름철 만들어주는 짙은 그늘은 햇볕을 피하는 쉼터가 되고 메타세쿼이아 사이로 새어드는 빛줄기는 감성 사진 연출에도 제격이다. 간간이 놓인 벤치는 산책과 사유를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중앙로의 향나무 길은 MZ 세대 사이에 핫한 포토 스팟이다.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특유의 향기가 감도는 향나무길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선사하며 사색에 잠기기 좋은 명소이기도 하다.
#담양 죽녹원 죽림욕 숲길
담양읍에 위치한 죽녹원은 울창한 대나무 숲이 이어지는 명상 공간이다. 분족, 왕대, 맹종죽 등 다양한 대나무가 자라고 있는 대숲으로 빼어난 풍경과 분위기를 자랑한다. 대나무가 만들어내는 터널형 숲길은 자연 치유의 대표 장소다. 바스락거리는 댓잎 소리, 숲 전체에서 피어나는 싱그러운 공기, 목재 산책로는 도시의 번잡함과 한여름의 무더위도 말끔히 씻어준다.
죽녹원에서는 ‘죽림욕(竹林浴)’이 필수 체험코스다. 풍부한 피톤치드와 음이온이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된다. ‘명상의 길’, ‘철학자의 길’ 등 8개의 테마 산책로로 구성돼 길마다 집중과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숲길 곳곳에 놓인 벤치와 조형물은 걷다 멈춰 호흡을 할 수 있게 돕는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촘촘하게 겹친 푸른 잎 사이로 햇살이 비집고 들어오고 그 틈으로 보이는 푸른 하늘은 오늘따라 더 맑게 보이는 듯 하다.
/글=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 광주 동구 남동 북카페 ‘카페 꼼마’ |
광주 곳곳에서도 다양한 식물카페를 찾을 수 있다. 동구 동명동 ‘청솔화원’, 북구 문흥동 ‘카페인’, 광산구 수완지구 ‘그루비’, 남구 봉선동 ‘들로’, 서구 쌍촌동 ‘엣마우’, 치평동 ‘카페 드 플로르’ 등이 대표적이다. 창가 자리를 사수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자연광 아래서 식물이 드리우는 그늘이 기분 좋은 부드러움을 만들어 줄테니 말이다.
한옥카페가 주는 편안함도 일상 속 여유를 찾는데 도움이 된다. 나무 서까래, 온돌 마루, 기와 지붕이 만드는 선들은 자연스럽게 도시의 속도를 늦추게 한다. 한옥의 넓은 마루와 처마 공간은 자연광과 바람이 스며들어 바쁜 일상 속 숨고르기 좋은 아지트가 된다. 한옥 카페에서 맛보는 계절별 수제차는 단순한 음료가 아닌 마음과 몸에 주는 약차가 되기도 한다.
남구 양림동 ‘온자담 티하우스’·‘호양호림’·‘카페 풀’·‘윤회매 문학관’, 원산동 ‘조선 피플’, 이장동 ‘소죽림’, 동구 학동 ‘티 에디트’, 동명동 ‘오리엔스’·‘호재’·‘티앗’·‘온화’, 서구 세하동 ‘가배당’, 광산구 복룡동 ‘큰대문집’ 등 의외로 어렵지 않게 한옥카페를 찾을 수 있다.
북카페에서의 30분. 간단한 점심 후 나만을 위해 쓰는 조용한 휴식이 될 수 있다. 도서관보다 느슨하고, 카페보다는 고요한 공간. 북카페는 ‘쉼과 집중’의 경계선에서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좋은 장소다. 북카페는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카페지기가 이미 고른 책들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 중 한 권, 그 순간 눈에 들어오는 책 한권을 집어 들고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책장을 넘기면 된다. 북카페에서 읽는 책은 끝까지 읽지 않아도 괜찮다. 문장 하나만 마음에 남아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동구 남동 ‘카페 꼼마’, 장동 ‘손탁앤아이허’, 불로동 ‘포브하우스’, 동명동 ‘스트럭트’, 금동 ‘정글북’, 남구 봉선동 ‘공백’, 북구 용봉동 ‘별밭’, 서구 쌍촌동 ‘다락’ 등 숨겨진 북카페가 많다.
/글=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