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범호 감독 “타이거즈는 성장 중…더 강한 팀으로 거듭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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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범호 감독 “타이거즈는 성장 중…더 강한 팀으로 거듭나겠다”
‘초보사령탑’에서 ‘통합우승 사령탑’으로
선발 투수들 부상 이탈에 위기
젊은 선수들이 잘 메꿔 통합 우승
김도영 폭풍성장, 팀 변화 불러와
선수들 한 명 한 명 성장 돕는 것
감독으로서 앞으로 해야 할 일
2024년 10월 29일(화) 21:10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형님 리더십’으로 감독 취임 첫 해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일궈냈다. <KIA 타이거즈 제공>
‘만루 사나이’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2017년 우승을 이뤘던 베테랑 선수가 7년 뒤 ‘통합 우승 감독’ 타이틀을 얻었다. 돌발 변수로 스프링캠프 중반 지휘봉을 들었고, KBO 첫 80년대생 감독으로 “너무 이르다”는 평가도 받으면서 출발은 험난했다. 하지만 “주장 같은 감독이 되겠다”던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자신의 이야기대로 각기 다른 개성의 선수들을 하나로 묶고,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내달렸다. 언젠가 KIA, 광주로 올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는 이범호 감독. KIA 사령탑으로 37년 만에 광주 하늘에 우승 축포를 쏘아 올린 이범호 감독의 일문일답.

-우승 소감

▲팀을 맡아서 굉장히 힘든 시기도 있고 좋은 시기도 있었는데 마지막에 좋은 상황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팀 전체 선수들, 많은 팬분들, 항상 멀리서 응원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 우승은 했지만 다시 시작이니까 잘 준비해서 내년에도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

-팀이 안 좋은 상황에 감독을 맡았는데 우승 기대감이 있었는지

▲팀을 맡을 때 2년 안에 우승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팀을 맡게 됐고, 저희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은 어느 팀보다 훨씬 좋았다고 생각한다. 팀을 맡았을 때도 당연히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얻고 싶어서 최선 다했고 선수들도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 결과 우리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 팀 자체가 젊은 선수들도 많고 고참 선수들도 능력 출중한 선수도 많기 때문에 시즌 끝나고 잘 마무리해서 내년에도 더 발전하는 팀으로 만들도록 하겠다.

-선수로서의 우승과 감독으로 이룬 우승 차이점은

▲우승하니까 다 좋은데 확실히 홈에서 하니까 너무 좋은 것 같다. 항상 우승이라는 것을 원정에서 서울에서 많이 했다. 서울팬분들 굉장히 많은데 그런 모습들 많이 지켜보셨는데 광주 팬들은 그런 모습 많이 못 지켜보셨기 때문에 여기서 우승을 이뤄드리고 싶었다. 그 목표 달성한 것에 대해서 정말 감사하다.

-초반에 양현종이 5점을 주고 내려가면서 위기가 있었는데

충분히 막으면 승산 있다고 생각했고 삼성 투수가 많이 없기 때문에, 많이 던지기도 했고 그래서 지금부터 잘 막아가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서 도현이 올려놓고 뒤에 바로바로 붙여놓으면 분명히 따라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선수들이 조금 더 많은 기회가 있었는데 투 아웃에 찬스가 걸리다 보니까 조금 더 긴장되고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를 치른 것 같다. 그래도 너무나도 극적이게 최선을 다해준 결과 이렇게 이길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다.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7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한 KIA 이범호 감독이 정해영(왼쪽), 김도영(오른쪽)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올 시즌 돌아보면 가장 위기였던 부분은

▲선발 투수들이 빠졌을 때가 가장 힘들지 않았나. 야수들 같은 경우는 9명에서 1명이 빠지는 것이기 때문에 전체 선수들 잘 다스리면서 가면 좋은 선수가 나올 수 있고, 팀 타선 자체가 강했기 때문에 1명 정도는 어떻게든 막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선발은 공 100개를 던져야 되고 한 두 경기를 대체 선수로 넣다 보니까 확실히 불펜에 있는 선수들 부하가 많이 걸려서 그때 (김)도현이 (황)동하를 넣어야 하는 상황이 가장 힘들었다. (이)의리, (윤)영철, 네일이 빠질 때마다 선발 투수 고민을 많이 했는데 선수들이 잘 메꿔줘서 정규시즌 우승을 하고 한국시리즈를 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칭찬해 주고 싶은 마음속 MVP는

▲올시즌 모든 선수들이 잘해줬지만 김도영이 이렇게 빠르게 성장해 주면서 팀 자체가 변화하는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김도영이 나오지 않았으면 젊은 선수들의 뎁스랑 이런 것들이 쉽게 변화가 될 수 없는데, 김도영이라는 좋은 선수가 내야 한자리 차지하면서 시너지가 생기고 고참들이 옆에서 잘 막아주면서 좋은 팀으로 변했던 것 같다. 도영이처럼 젊은 친구들이 분발을 해줘서 이렇게 좋은 선수들이 매년 한 명 한 명 나오다 보면 팀이 강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김도영이라는 선수가 너무나도 큰, 좋은 선수로 거듭나 준 게 저한테 가장 고맙다.

-마운드에서는 곽도규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줬는데

▲아무래도 젊은 선수 한 명 한 명이 커 주는 게, 어떻게 커 주느냐에 따라서 팀의 변화가 커지는데 도규나 영철이 도현이 해영이 젊은 투수들이 아직 성장하고 있는 단계니까 팀이 앞으로도 쭉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처음에 도규를 개막전에 올릴 때 이 선수 하나만 필승조에 잘 붙어주면 4~5명 필승조 있으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개막전부터 어려운 상황에 올려봤는데 확실히 큰 간을 가지고 있는 것 같고, 그 선수가 잘 성장해 주면서 중간에서 좋은 선수들이 배치되고, 힘든 상황에서 중간 선수들이 잘 버텨나갈 수 있었다.

-국내 선발진 성장이 필요한데 기대하는 선수는

▲도현이 동하도 있고 영철이도 올 시즌에 허리가 안 좋았지만 큰 부상은 아니기 때문에 내년에 선발 로테이션 잘 지켜줄 거라 생각한다. 현종이도 이닝 수만 조금 줄여주면 충분히 선발 자리에서 괜찮다고 생각한다. 6~7월에 이의리 선수 들어오면 불펜도 강하고 선발 투수도 충분히 보유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신인 선수들, 퓨처스에서 성장하는 선수가 나오면서 조금씩 맞춰 가면 팀 자체는 훨씬 강해질 거라 생각한다.

-김태군이 1표 차이로 MVP를 놓쳤는데

▲1표 차이였나? 조금 전에 옆구리를 찌르면서 팀 MVP는 없냐고 물어봤다. 태군이 너무 잘 해주고 볼배합도 너무 잘 해줬다. 태군이와 선빈이 두 선수가 한국시리즈에서 잘 해줘서 나한테는 MVP라고 생각하고 잘 위로 해주고 달래주겠다.

-큰 인연이 없었던 KIA와 처음 계약했을 때와 지금을 회고해본 적은 없는지

▲KIA라는 팀에 올 줄 알았다. 한화에서 뛸 때 광주 오면 굉장히 잘 쳤고, KIA 선수들 공 잘 쳤으니까 데려오신 것 같다. 그때 광주팬들이 내가 오면 ‘이름이 호랑이인데 왜 광주를 안 오냐’ 이런 말씀을 많이 하셔서 더 잘하면 이 팀이 나를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너무나도 좋은 구단이 힘들어서 일본에서 외롭게 있는 저를 찾아와주셨다. 그때 나를 스카우트 해주신 그 모습이 아직도 기억나는데 감사하다. 이 팀에서 너무나 성대하게 은퇴 시켜주셨다. 감독 맡아서 우승할 수 있는 팀에 있게 돼서 큰 감흥이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KIA라는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여기에 있는 선수들이 좋은 선수로 성장 잘할 수 있도록 감독으로서 좋은 팀을 만들겠다.

-감독 데뷔 첫 해 우승을 했는데 다음 목표는

▲KIA라는 팀에서 14년 동안 몸담았는데 젊은 나이에 좋은 팀으로 만드는 게 내가 가야 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연수 가서 공부했고, 많은 것을 배워와서 이 팀에 전수해 주는 사람이 되자고 생각하고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정말 영광스럽게도 감독을 맡고 1년 만에 큰 변화가 생기면서 우승이라는 것을 안겨줘서 선수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달리지만 한 명 한 명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내가 앞으로 더 많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못 해봤던 선수들을 데리고 한 번씩 한 번씩 계속 우승시킬 수 있는 그런 팀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박찬호가 가장 많은 눈물을 보였는데, 독특한 스타일의 선수를 이끌어온 소감은

▲찬호의 플레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찬호처럼 매일 매일 경기를 뛰어주는 선수는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픔이 있어도, 힘든 시기를 겪어도 경기를 출전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선수가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그 모습은 우리 팀에서 찬호가 가장 큰 그릇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아닌가 생각한다. 찬호가 나하고 있으면 그런 안 좋은 모습들도 조금씩 없어질 것이다. 올 시즌에 찬호가 원했던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고, 내년에는 조금 더 멋진 선수로 올라갈 수 있도록 잘 준비 시키도록 하겠다. 찬호 많이 사랑해 주세요.

-부임한 뒤 잘 지켰다고 생각하는 부분

▲선수들에게 처음에 감독 부임하고 절대 하고 싶은 대로 야구를 하라고 했었는데, 그것은 시즌에도 지켰던 것 같다. 앞으로도 그런 야구를 펼치는 사람이 될 것이고, 선수들이 플레이하는 것에 있어서 감독 때문에 눈치를 보고 야구를 못하는 모습은 없어지는 팀을 만드는 일을 해야 할 것 같다. 자기 기량을 못 펼치고 그만두는 선수들이 굉장히 많은데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선수들을 만드는 게 앞으로 해야 할 부분이다. 그런 부분 하나하나 모아서 좋은 선수를 만들고, 선수들이 성장하는데 보탬이 되는 그런 지도자가 되도록 하겠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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