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여성 일자리 만들고 정착 돕겠다”
‘전남 사회적경제 청년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대상 김향희 글로즈 대표
아열대 작물 직접 재배하고 각국 현지식 가공·판매 예정
국제이주학 박사과정…상품 개발 등 전 과정 이주여성과
아열대 작물 직접 재배하고 각국 현지식 가공·판매 예정
국제이주학 박사과정…상품 개발 등 전 과정 이주여성과
![]() ‘전남도 사회적경제 청년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대상 김향희 대표. |
“결혼이주여성들이 일자리를 찾고,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역량을 인정받으며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꿈꿉니다.”
김향희(44) ㈜글로즈 대표는 지난달 25일 열린 ‘전남도 사회적경제 청년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대상(상금 500만원)을 거머쥐었다. 그가 기획한 ‘결혼이주여성 좋은 일자리 만들기 에스닉푸드 소셜벤처’는 경력 단절과 취업 차별에 부딪힌 결혼이주여성들과 함께 아열대 작물을 재배하고, 에스닉푸드로 가공·판매하는 사회적경제 창업 아이디어다.
‘에스닉푸드’는 동남아·중앙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전통적으로 길러온 작물과 현지식 요리를 말한다. 김 대표는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 주로 소비되는 아열대 작물(공심채·황궁채 등)을 국내에서 직접 재배하고 이를 활용한 밀키트·간편요리, 플리마켓용 반찬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판매할 계획이다. 타깃 고객층은 채식주의자를 포함한 20~40대 여성, 건강식·간편식 선호자 등이다.
김 대표는 “한국 체류 외국인이 260만명을 넘어서면서 다문화 사회가 이미 현실이 됐지만 아직도 지역사회 안에서는 이주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 작물 재배(스마트팜), 상품 개발, 판매·마케팅까지의 전 과정에 결혼이주여성을 주체로 참여시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사회 연대, 친환경 먹거리 확대, 다문화 인식 개선으로 이뤄지는 사회변화를 꿈꾸고 있다.
김 대표는 10년 전 결혼과 동시에 일을 그만두면서 여성들의 경력단절과 취업 문제에 더 깊이 공감하게 됐다.
“제가 직접 경력단절의 현실을 맞닥뜨리면서 원하는 일을 할 수 없다보니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어요. 당시 한국 사회는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게 어렵다는 걸 실감했고, 경력단절 여성들의 일자리 문제를 깊게 연구해보고 싶어졌습니다.”
김 대표는 경력단절 기혼여성에 대한 여성정책학 등을 배울 수 있는 전남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정책대학원에 진학했고 15만 명이 넘는 결혼이주여성들에 대한 지원이나 연구가 더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동일 대학 디아스포라학협동과정 국제이주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수년간의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지난 3월 재배업 및 식품가공업 회사 ㈜글로즈를 설립해 사업화에 나섰다.
창업에 필요한 기초지식과 실무 경험을 쌓기 위해 올해 초 전남 사회적경제 창업 아카데미에 신청한 그는 아카데미 동료들과 함께 스터디 그룹을 꾸리고 사업화·경영 전략, 사회적 가치 실현 등 다양한 주제로 워크숍을 진행하며 실제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김 대표는 “현장 경험으로 사업화 동기를 얻었고 대상을 수상하며 자금과 사업 컨설팅까지 얻게 돼 든든하다”며 “지역사회 안에서 이주여성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모두가 각자의 경험과 재능을 활용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은 무안 심수연 씨의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를 잇는 선물 플랫폼’, 우수상은 진도 이리나 씨의 ‘생명을 구하는 의료 QR코드’와 담양 최나래 씨의 ‘AI 교육의 지역 격차 해소’, 목포 권이인 씨의 ‘자연을 담은 레진아트’가 수상했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김향희(44) ㈜글로즈 대표는 지난달 25일 열린 ‘전남도 사회적경제 청년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대상(상금 500만원)을 거머쥐었다. 그가 기획한 ‘결혼이주여성 좋은 일자리 만들기 에스닉푸드 소셜벤처’는 경력 단절과 취업 차별에 부딪힌 결혼이주여성들과 함께 아열대 작물을 재배하고, 에스닉푸드로 가공·판매하는 사회적경제 창업 아이디어다.
김 대표는 10년 전 결혼과 동시에 일을 그만두면서 여성들의 경력단절과 취업 문제에 더 깊이 공감하게 됐다.
“제가 직접 경력단절의 현실을 맞닥뜨리면서 원하는 일을 할 수 없다보니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어요. 당시 한국 사회는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게 어렵다는 걸 실감했고, 경력단절 여성들의 일자리 문제를 깊게 연구해보고 싶어졌습니다.”
김 대표는 경력단절 기혼여성에 대한 여성정책학 등을 배울 수 있는 전남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정책대학원에 진학했고 15만 명이 넘는 결혼이주여성들에 대한 지원이나 연구가 더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동일 대학 디아스포라학협동과정 국제이주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수년간의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지난 3월 재배업 및 식품가공업 회사 ㈜글로즈를 설립해 사업화에 나섰다.
창업에 필요한 기초지식과 실무 경험을 쌓기 위해 올해 초 전남 사회적경제 창업 아카데미에 신청한 그는 아카데미 동료들과 함께 스터디 그룹을 꾸리고 사업화·경영 전략, 사회적 가치 실현 등 다양한 주제로 워크숍을 진행하며 실제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김 대표는 “현장 경험으로 사업화 동기를 얻었고 대상을 수상하며 자금과 사업 컨설팅까지 얻게 돼 든든하다”며 “지역사회 안에서 이주여성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모두가 각자의 경험과 재능을 활용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은 무안 심수연 씨의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를 잇는 선물 플랫폼’, 우수상은 진도 이리나 씨의 ‘생명을 구하는 의료 QR코드’와 담양 최나래 씨의 ‘AI 교육의 지역 격차 해소’, 목포 권이인 씨의 ‘자연을 담은 레진아트’가 수상했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