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2의 기적…이정효 감독 “뭘 해도 되는 그런 날”
고베 상대 연장 승부 끝 3-0, 3골 차 승리
PK로 승부 원점 돌린 아사니 결승골 장식
K리그 시·도민 구단 역사상 첫 8강 진출
PK로 승부 원점 돌린 아사니 결승골 장식
K리그 시·도민 구단 역사상 첫 8강 진출
![]() 광주FC의 아사니(왼쪽)가 1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엘리트(ACLE) 비셀 고베의 16강 2차전 연장 후반전에서 8강행을 알리는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광주FC의 이정효 감독의 뭘 해도 될 것 같은 ‘그런 날’이었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FC가 1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2차전 비셀 고베와의 홈 경기에서 연장 승부 끝에 3-0 승리를 거뒀다. 1차전에서 0-2패를 기록했던 광주는 지난 시즌 J1리그 우승팀 고베를 상대로 극적인 뒤집기쇼를 펼치면서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와 함께 광주는 역대 시·도민구단 중 처음 ACL 8강 무대에 오르는 새역사를 장식했다.
아시아를 뒤흔든 이정효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갑자기 KIA 타이거즈 김도영 선수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왜 그런 날 있잖아요. 오늘 뭘 해도 될 것 같은 날’. 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하면서 눈빛부터 달랐고 자세도 달랐고 믿음이 갔다. 그래서 오늘 기대가 많이 됐다. 그리고 또 결과로도 선수들이 보여줬기 때문에 정말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광주에는 이날 경기는 ‘벼랑 끝’ 승부였다.
앞선 1차전에서 0-2패를 당했던 만큼 2골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 연장 승부로 갈 수 있던 처지였다.
하지만 광주는 지난해 리그 스테이지에서도 고베에 0-2로 졌었다. 두 경기에서 단 하나의 유효슈팅도 날리지 못했던 일방적인 패배였다.
두 번의 맞대결에서 유효슈팅 하나 남기지 못했던 상대를 맞아 ‘2골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 했던 경기. 배수의 진을 친 광주는 21개의 슈팅을 날렸고, 이 중 9개를 유효슈팅으로 장식했다. 그리고 3개의 공이 골대 안으로 들어가면서 광주는 기적 같은 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다.
전반 18분 박정인이 고베전 침묵을 깨는 선제골을 장식했다.
프리킥 상황에서 박태준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문전에 있던 박정인에게 향했다. 상대 수비진 사이에서 높게 뛰어오른 박정인이 헤더를 시도했고, 잠시 후 고베의 골망이 출렁거렸다.
선제골 이후 광주가 거센 공세를 이어갔지만 골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정효 감독이 후반 32분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주세종을 그라운드에 올리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그리고 후반 40분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가는 골이 나왔다. 상대 페널티지역에서 박인혁이 경합을 벌이던 과정에서 이와나미 타쿠야의 핸드볼 반칙이 나왔다. 주심이 비디오 판독 끝에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아사니가 키커로 나섰다. 왼발로 거침없이 슈팅을 시도한 아사니는 이내 고베 골대 오른쪽을 뚫었다.
이후 연장 승부가 전개됐고, 연장 후반 13분 다시 한번 아사니가 포효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최경록이 결승골의 숨은 공신이었다. 중원에서 공을 잡은 최경록이 오른쪽에서 반대쪽에 있던 헤이스에게 길게 공을 보냈다.
헤이스가 그대로 공을 몰고 페널티지역으로 전진한 뒤 박스 안에 있던 박인혁에게 패스를 했다. 박인혁이 상대와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뒤에 있던 박태준에게 공을 연결했고, 박태준은 박스에 있던 최경록을 봤다.
패스를 받은 최경록이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아사니에게 바로 공을 넘겼다. 상대 수비에서 벗어나 있던 아사니가 그대로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상대 골키퍼가 높게 뛰어올랐지만 공은 이를 지나쳐 매섭게 고베 골대를 뚫었다.
이후 광주는 남은 시간을 실점 없이 지키면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8강행 기적을 연출했다.
이정효 감독은 “16강 1차전 후반전 경기를 되짚어 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분석을 통해서 상대 팀이 어떤 게 취약한지 알았다. 두 경기를 돌아봤을 때 우리가 광주답지 않았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며 “그래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부분 또 수비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수비, 공격적인 수비, 공격적인 압박 등 리스크를 안더라도 우리가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경기를 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용기 있게 도전했고, 그다음에 용감하게 압박을 했고, 그다음에 전체가 조직적으로 몰입을 해서 경기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승리 비결을 이야기했다.
이정효 감독은 이날 승리를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리그에서도 질주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이정효 감독은 “경기 승패에 관계없이 항상 팬분들, 서포터즈분들이 경기장에 찾아와 주셔서 성원을 아끼지 않고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은 덕분이라고도 생각한다. 앞으로 리그를 치르는 데 있어서도 오늘 같은 자신감으로 뭘 준비해야 될지 나도 깨달은 한 주였던 것 같다”며 “그래서 앞으로 리그를 치르는 데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만한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사우디에서의 아시아챔피언스 리그 8강전까지는 리그에만 집중하겠다. 지금 당장 김천전부터 분석해서 잘 준비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FC가 1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2차전 비셀 고베와의 홈 경기에서 연장 승부 끝에 3-0 승리를 거뒀다. 1차전에서 0-2패를 기록했던 광주는 지난 시즌 J1리그 우승팀 고베를 상대로 극적인 뒤집기쇼를 펼치면서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와 함께 광주는 역대 시·도민구단 중 처음 ACL 8강 무대에 오르는 새역사를 장식했다.
앞선 1차전에서 0-2패를 당했던 만큼 2골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 연장 승부로 갈 수 있던 처지였다.
하지만 광주는 지난해 리그 스테이지에서도 고베에 0-2로 졌었다. 두 경기에서 단 하나의 유효슈팅도 날리지 못했던 일방적인 패배였다.
두 번의 맞대결에서 유효슈팅 하나 남기지 못했던 상대를 맞아 ‘2골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 했던 경기. 배수의 진을 친 광주는 21개의 슈팅을 날렸고, 이 중 9개를 유효슈팅으로 장식했다. 그리고 3개의 공이 골대 안으로 들어가면서 광주는 기적 같은 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다.
전반 18분 박정인이 고베전 침묵을 깨는 선제골을 장식했다.
프리킥 상황에서 박태준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문전에 있던 박정인에게 향했다. 상대 수비진 사이에서 높게 뛰어오른 박정인이 헤더를 시도했고, 잠시 후 고베의 골망이 출렁거렸다.
선제골 이후 광주가 거센 공세를 이어갔지만 골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정효 감독이 후반 32분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주세종을 그라운드에 올리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그리고 후반 40분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가는 골이 나왔다. 상대 페널티지역에서 박인혁이 경합을 벌이던 과정에서 이와나미 타쿠야의 핸드볼 반칙이 나왔다. 주심이 비디오 판독 끝에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아사니가 키커로 나섰다. 왼발로 거침없이 슈팅을 시도한 아사니는 이내 고베 골대 오른쪽을 뚫었다.
이후 연장 승부가 전개됐고, 연장 후반 13분 다시 한번 아사니가 포효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최경록이 결승골의 숨은 공신이었다. 중원에서 공을 잡은 최경록이 오른쪽에서 반대쪽에 있던 헤이스에게 길게 공을 보냈다.
헤이스가 그대로 공을 몰고 페널티지역으로 전진한 뒤 박스 안에 있던 박인혁에게 패스를 했다. 박인혁이 상대와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뒤에 있던 박태준에게 공을 연결했고, 박태준은 박스에 있던 최경록을 봤다.
패스를 받은 최경록이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아사니에게 바로 공을 넘겼다. 상대 수비에서 벗어나 있던 아사니가 그대로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상대 골키퍼가 높게 뛰어올랐지만 공은 이를 지나쳐 매섭게 고베 골대를 뚫었다.
이후 광주는 남은 시간을 실점 없이 지키면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8강행 기적을 연출했다.
이정효 감독은 “16강 1차전 후반전 경기를 되짚어 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분석을 통해서 상대 팀이 어떤 게 취약한지 알았다. 두 경기를 돌아봤을 때 우리가 광주답지 않았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며 “그래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부분 또 수비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수비, 공격적인 수비, 공격적인 압박 등 리스크를 안더라도 우리가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경기를 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용기 있게 도전했고, 그다음에 용감하게 압박을 했고, 그다음에 전체가 조직적으로 몰입을 해서 경기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승리 비결을 이야기했다.
이정효 감독은 이날 승리를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리그에서도 질주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이정효 감독은 “경기 승패에 관계없이 항상 팬분들, 서포터즈분들이 경기장에 찾아와 주셔서 성원을 아끼지 않고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은 덕분이라고도 생각한다. 앞으로 리그를 치르는 데 있어서도 오늘 같은 자신감으로 뭘 준비해야 될지 나도 깨달은 한 주였던 것 같다”며 “그래서 앞으로 리그를 치르는 데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만한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사우디에서의 아시아챔피언스 리그 8강전까지는 리그에만 집중하겠다. 지금 당장 김천전부터 분석해서 잘 준비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