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쌓이면 새벽에 나타나는 우리 동네 ‘雪벤져스’ 있다
광주 광산구 ‘마을제설단’ 눈길
21개 동 주민 959명 참여
넉가래로 밀고 삽으로 퍼내고
출근시간 전 골목 곳곳 눈 치워
“눈길 안전 지키는 일 뿌듯해요”
21개 동 주민 959명 참여
넉가래로 밀고 삽으로 퍼내고
출근시간 전 골목 곳곳 눈 치워
“눈길 안전 지키는 일 뿌듯해요”
![]() 대설특보가 내려진 4일 새벽 6시께 광주시 광산구 월곡2동 인도에서 광산구 마을제설단원들이 쌓인 눈을 제설장비로 쓸고 있다. |
대설특보가 내려진 4일 새벽 6시께 광주일보 취재진이 찾은 광주시 광산구 월곡2동 행정복지센터에는 한치 앞을 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눈이 내리는 가운데 비장한 표정의 ‘광산구 월곡2동 마을제설단’이 속속 도착했다.
제설단원은 주민과 자율방재단, 통장단, 주민자치회 등으로 구성됐으며 이날은 총 10명이 행정복지센터 앞 제설 작업을 위해 모여들었다. 두꺼운 제설 복장과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장화 등으로 무장한 이들은 능숙하게 행정복지센터 내 창고에서 눈삽과 넉가래 등 제설장비를 꺼내들고 눈발을 헤치며 골목으로 향했다.
동이 트지 않아 깜깜한 새벽이었지만 제설단원들은 “사람들이 출근하기 전에 미리 눈을 치워놔야 한다”며 어둠 속 눈 치우는 손길을 재촉했다.
고려인 마을 해설사로 일하고 있는 이민희(여·57)씨는 이날 새벽 5시 30분부터 집을 나섰다.
이씨는 “잠을 떨치고 새벽에 나오는 일이 힘들긴 했지만 오르막에 있는 횡단보도 등 평소 미끄러울 것 같다고 생각했던 장소 위주로 눈을 치우다보니 뜻깊은 일에 동참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주 작은 힘이라도 보태 이웃 주민들의 눈길 미끄러짐 사고를 예방할 수있다면 다행”이라고 웃어보였다.
빌라 건물이 모여있는 폭 5m 남짓 좁은 골목은 영하권 날씨에 얼어붙고 덩어리째 뭉친 눈으로 한 걸음 내딛기조차 힘든 수준이었지만 제설단원 서너명이 달라붙어 넉가래로 밀고 눈삽으로 눈을 퍼내자 금세 새까만 아스팔트 바닥이 드러났다. 그 옆으로 염화칼슘을 실은 제설차량이 골목을 지나가자 제설단원들은 “차가 사람보다 10배 낫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눈 치우는 손길을 멈추지 않았다.
오전 7시 출근 시간이 되자 골목으로 사람들과 차량이 하나 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제설단원들은 치워진 도로 위를 가뿐하게 지나는 사람들을 보며 서로 뿌듯한 미소를 공유했다.
광산구 마을제설단은 구 전체 21개동에 모두 편성돼 있으며, 전체 단원은 959명에 달한다.
마을제설단은 아무리 제설차량 등 대형 장비를 이용해도 골목, 마을 길, 인도 등 눈이 잘 치워지지 않는 곳이 남게 된다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로, 자기 마을의 안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 뜻을 밝힌 주민들로 구성돼 있다.
광주에서는 동구와 광산구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이외 자치구는 자율방재단 형식으로 골목 제설 작업을 진행한다.
마을제설단은 각 동에서 구역을 정해 두고 제설 작업을 하는데, 월곡2동 마을제설단의 경우 총 주민 33명이 5개 구역을 나눠 맡아 눈을 치운다. 비상근무 조치가 내려지면 단원들과 공무원이 포함된 단톡방에서 활동 계획을 논의하고 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방식이다.
제설단원들은 이른 새벽부터 육체 노동을 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작업을 마치고 얻는 자부심과 책임감, 뿌듯함이 더욱 크다고 입을 모았다.
노한복(67) 월곡2동 자율방재단 회장은 “도로가 얼어붙기 전에 빠르게 대처해서 차량이 안전하게 지나가는 모습을 볼 때, 눈길에 리어카를 끌고 다니는 어르신들이 감사하다고 말해줄 때 큰 뿌듯함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월곡2동 주민 노윤정(여·55)씨는 “통장으로 활동하면서 ‘우리 동네는 내가 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다”며 “눈이 와서 올라가지 못하는 탑차를 밀어주고, 주변 눈을 쓸어서 무사히 지나갈 수 있도록 돕는 등 보람찬 일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재은 월곡2동 행정복지센터장은 “폭설 등으로 비상근무가 내려졌을 때 10명 남짓 공무원들이 월곡2동 모든 골목을 살피기에는 인력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오직 봉사하는 마음으로 어두운 새벽에 골목을 치워주시는 마을 방제단원 분들이 있어서 골목 골목까지 안전하게 챙길 수 있어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제설단원은 주민과 자율방재단, 통장단, 주민자치회 등으로 구성됐으며 이날은 총 10명이 행정복지센터 앞 제설 작업을 위해 모여들었다. 두꺼운 제설 복장과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장화 등으로 무장한 이들은 능숙하게 행정복지센터 내 창고에서 눈삽과 넉가래 등 제설장비를 꺼내들고 눈발을 헤치며 골목으로 향했다.
고려인 마을 해설사로 일하고 있는 이민희(여·57)씨는 이날 새벽 5시 30분부터 집을 나섰다.
이씨는 “잠을 떨치고 새벽에 나오는 일이 힘들긴 했지만 오르막에 있는 횡단보도 등 평소 미끄러울 것 같다고 생각했던 장소 위주로 눈을 치우다보니 뜻깊은 일에 동참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주 작은 힘이라도 보태 이웃 주민들의 눈길 미끄러짐 사고를 예방할 수있다면 다행”이라고 웃어보였다.
오전 7시 출근 시간이 되자 골목으로 사람들과 차량이 하나 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제설단원들은 치워진 도로 위를 가뿐하게 지나는 사람들을 보며 서로 뿌듯한 미소를 공유했다.
광산구 마을제설단은 구 전체 21개동에 모두 편성돼 있으며, 전체 단원은 959명에 달한다.
마을제설단은 아무리 제설차량 등 대형 장비를 이용해도 골목, 마을 길, 인도 등 눈이 잘 치워지지 않는 곳이 남게 된다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로, 자기 마을의 안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 뜻을 밝힌 주민들로 구성돼 있다.
광주에서는 동구와 광산구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이외 자치구는 자율방재단 형식으로 골목 제설 작업을 진행한다.
마을제설단은 각 동에서 구역을 정해 두고 제설 작업을 하는데, 월곡2동 마을제설단의 경우 총 주민 33명이 5개 구역을 나눠 맡아 눈을 치운다. 비상근무 조치가 내려지면 단원들과 공무원이 포함된 단톡방에서 활동 계획을 논의하고 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방식이다.
제설단원들은 이른 새벽부터 육체 노동을 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작업을 마치고 얻는 자부심과 책임감, 뿌듯함이 더욱 크다고 입을 모았다.
노한복(67) 월곡2동 자율방재단 회장은 “도로가 얼어붙기 전에 빠르게 대처해서 차량이 안전하게 지나가는 모습을 볼 때, 눈길에 리어카를 끌고 다니는 어르신들이 감사하다고 말해줄 때 큰 뿌듯함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월곡2동 주민 노윤정(여·55)씨는 “통장으로 활동하면서 ‘우리 동네는 내가 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다”며 “눈이 와서 올라가지 못하는 탑차를 밀어주고, 주변 눈을 쓸어서 무사히 지나갈 수 있도록 돕는 등 보람찬 일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재은 월곡2동 행정복지센터장은 “폭설 등으로 비상근무가 내려졌을 때 10명 남짓 공무원들이 월곡2동 모든 골목을 살피기에는 인력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오직 봉사하는 마음으로 어두운 새벽에 골목을 치워주시는 마을 방제단원 분들이 있어서 골목 골목까지 안전하게 챙길 수 있어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