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심장 대구서 ‘임 행진곡’ 울려퍼지다
달라진 시위문화가 만들어 낸 탄핵
하나된 MZ세대와 기성세대
“탄핵해” “찬성해” 간절한 외침
민중가요와 K팝 어우러지고
선결제 열풍 속 강한 연대감
아이들 위한 ‘키즈버스’도 마련
하나된 MZ세대와 기성세대
“탄핵해” “찬성해” 간절한 외침
민중가요와 K팝 어우러지고
선결제 열풍 속 강한 연대감
아이들 위한 ‘키즈버스’도 마련
![]()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서울 국회의사당 앞 현장에 모인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서울=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14일 국회에서 가결됨에 따라 전국에서 ‘국민들이 이겼다’는 환호가 이어졌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 하고 거리에 나선 시민들은 탄핵 가결에 얼싸안고 탄핵안 통과를 당연하다고 기뻐했다.
◇국회 앞 축제 분위기=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진행된 탄핵 집회는 탄핵가결 이후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전국 각지에서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올라온 시민들은 탄핵 가결에 환호하며 기뻐했다. 계엄이 선포된지 10일이 지난 이날 시민들이 점점 더 많이 모여들었지만 집회는 더욱 질서정연한 모습이었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선결제를 통해 커피와 간식거리를 나눴고, “고마워요. 오늘도 힘내요”라며 직접 농사 지은 귤과 키위 등 과일을 나누는 이들도 있었다.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는 안모(여·29)씨 쌍둥이 자매는 ‘윤석열 OUT’이 적힌 직접 제작한 와펜을 1000원에 판매했다. 재료 가격만 받고 봉사를 겸해 나왔다는 안씨 자매는 “정치에 관심이 없는 편이지만, 사업을 하다보니 해외 바이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계엄이 선포된 불안정한 국가’라는 이유로 계약을 꺼리기도 하더라”며 “그렇지 않아도 경기가 안좋은 상황에서 돕기는 커녕 말도 안되는 이유로 계엄을 선포해 국민들을 더 힘들고 부끄럽게 만든 대통령에게 화가 났다”고 말했다.
KBS본관 앞 여의도공원에서는 ‘레이브 파티’가 열렸다. 레이브 파티는 성별·인종·연령에 상관없이 모인 사람들이 EDM 음악을 함께 즐기는 대규모 댄스 파티다. 이곳에 모인 MZ세대는 ‘윤석열 탄핵, 국민의힘 해체하라’는 깃발을 흔들며 DJ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강나경(여·29)씨는 “다양한 노래가 들리기도 하고, 차별적 발언에 대해서는 집회 사회자들이 단호하게 ‘안된다’고 하는 모습을 보며 연대감을 느끼게 된다”며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모습이 이 사태를 초래한 국회의원과 대비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울려퍼진 ‘임을 위한 행진곡’= 보수의 텃밭인 대구 시내 중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졌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지는 14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도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14일 오후 3시부터 진행된 대수 탄핵집회에서 시민들은 “이번에는 반드시 탄핵을 시켜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탄핵을 찬성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들은 직접 만들어온 피켓과 응원봉을 들고 “윤석열 탄핵”과 “국민의힘은 탄핵에 동참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 시민들은 울컥한 목소리로 행진곡을 목 높여 불렀고 한 손에는 ‘윤석열 탄핵’이 써있는 손팻말을 높이 치켜들었다.
대구 시민들 뿐 아니라 경북지역 곳곳에서 탄핵집회를 찾았다. 구미에서 온 김영대(52)씨는 딸 김예서(12)양의 손을 잡고 대구를 찾았다. 김씨는 “민주주의를 알려주고 싶어 시위에 나왔다. 주말이라고 노는 것보다 역사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느낌을 경험시켜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현준(49)씨는 “대구 경북에서 사는게 부끄럽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대구에서 큰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겠지만 이렇게 수만명이 한뜻으로 모인 모습을 보면 변화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참가 이유를 밝혔다.
광주에 대한 미안함으로 시위에 참여했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장영옥(여·61), 노성현(65)씨 부부는 이날 손을 잡고 시위에 참여했다. 노씨는 장씨의 권유에 이날 처음으로 시위에 나왔다고 했다.
장씨는 “광주만 생각하면 눈물나고 감사하다. 혼자서 맞서 싸웠던 1980년 그날 광주는 어떤 마음이었을지 생각하면 대구 시민으로서 가만히 앉아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거리로 나왔다”면서 “이제는 대구도 부패한 보수의 심장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나라의 존립이 달려있다”고 울먹였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탄핵안이 가결 되자 대구 시민들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보수의 텃밭이지만 윤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되자 울먹이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광주 금남로서도 환호= “국민이 이겼다!”, “윤석열을 체포하라!”
5·18민주화운동의 중심지 광주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는 순간 광주가 떠나갈 듯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광주시민 총궐기대회’가 열린 광주시 동구 금남로에는 주최측 추산 3만여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전일빌딩 앞 본무대부터 시작된 인파는 금남로공원 앞까지 4차로를 빈틈없이 메우고 있었다. 금남로 내에 앉아 있을 공간이 부족해 인근 건물 계단참에도 수백명의 사람들이 들어앉았다.
시민들은 국회 표결이 시작되기 2시간여 전인 오후 2시께부터 금남로로 몰려들어 “내란 수괴 윤석열을 즉각 탄핵하라” 구호를 따라 외쳤다. 저마다 ‘탄핵 촉구’ 손피켓을 들고 금남로 차도 위로 빽빽이 둘러앉은 이들은 국회 표결이 끝날 때까지 전광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탄핵 소추안에 대한 제안 설명을 들은 이후에는 시민들은 환호하며 “탄핵해”, “찬성해”, “투표해” 등 구호를 외치며 간절한 마음을 표현했다.
오후 5시께, 우원식 국회의장이 표결 결과를 발표하며 “찬성 204표”를 말하는 순간 금남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일제히 양 손을 들고 환호성을 질렀다.
시민들은 “우리가 이겼다”, “윤석열을 체포하라”를 연호하고, 일제히 ‘파도타기’를 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송정1동 주민 오성중(62)씨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통해 좀 더 평화로운 대한민국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우리 마을 주민들뿐 아니라 전국이 하나로 뭉쳤다. 윤석열은 시민들의 분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대구=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서울=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영상=김진아·서민경·박현주 기자 jinggi@kwangju.co.kr
추운 날씨에도 불구 하고 거리에 나선 시민들은 탄핵 가결에 얼싸안고 탄핵안 통과를 당연하다고 기뻐했다.
◇국회 앞 축제 분위기=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진행된 탄핵 집회는 탄핵가결 이후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선결제를 통해 커피와 간식거리를 나눴고, “고마워요. 오늘도 힘내요”라며 직접 농사 지은 귤과 키위 등 과일을 나누는 이들도 있었다.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는 안모(여·29)씨 쌍둥이 자매는 ‘윤석열 OUT’이 적힌 직접 제작한 와펜을 1000원에 판매했다. 재료 가격만 받고 봉사를 겸해 나왔다는 안씨 자매는 “정치에 관심이 없는 편이지만, 사업을 하다보니 해외 바이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계엄이 선포된 불안정한 국가’라는 이유로 계약을 꺼리기도 하더라”며 “그렇지 않아도 경기가 안좋은 상황에서 돕기는 커녕 말도 안되는 이유로 계엄을 선포해 국민들을 더 힘들고 부끄럽게 만든 대통령에게 화가 났다”고 말했다.
강나경(여·29)씨는 “다양한 노래가 들리기도 하고, 차별적 발언에 대해서는 집회 사회자들이 단호하게 ‘안된다’고 하는 모습을 보며 연대감을 느끼게 된다”며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모습이 이 사태를 초래한 국회의원과 대비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14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대구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외치고 있다./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
14일 오후 3시부터 진행된 대수 탄핵집회에서 시민들은 “이번에는 반드시 탄핵을 시켜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탄핵을 찬성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들은 직접 만들어온 피켓과 응원봉을 들고 “윤석열 탄핵”과 “국민의힘은 탄핵에 동참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 시민들은 울컥한 목소리로 행진곡을 목 높여 불렀고 한 손에는 ‘윤석열 탄핵’이 써있는 손팻말을 높이 치켜들었다.
대구 시민들 뿐 아니라 경북지역 곳곳에서 탄핵집회를 찾았다. 구미에서 온 김영대(52)씨는 딸 김예서(12)양의 손을 잡고 대구를 찾았다. 김씨는 “민주주의를 알려주고 싶어 시위에 나왔다. 주말이라고 노는 것보다 역사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느낌을 경험시켜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현준(49)씨는 “대구 경북에서 사는게 부끄럽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대구에서 큰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겠지만 이렇게 수만명이 한뜻으로 모인 모습을 보면 변화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참가 이유를 밝혔다.
광주에 대한 미안함으로 시위에 참여했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장영옥(여·61), 노성현(65)씨 부부는 이날 손을 잡고 시위에 참여했다. 노씨는 장씨의 권유에 이날 처음으로 시위에 나왔다고 했다.
장씨는 “광주만 생각하면 눈물나고 감사하다. 혼자서 맞서 싸웠던 1980년 그날 광주는 어떤 마음이었을지 생각하면 대구 시민으로서 가만히 앉아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거리로 나왔다”면서 “이제는 대구도 부패한 보수의 심장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나라의 존립이 달려있다”고 울먹였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탄핵안이 가결 되자 대구 시민들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보수의 텃밭이지만 윤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되자 울먹이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광주 금남로서도 환호= “국민이 이겼다!”, “윤석열을 체포하라!”
5·18민주화운동의 중심지 광주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는 순간 광주가 떠나갈 듯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광주시민 총궐기대회’가 열린 광주시 동구 금남로에는 주최측 추산 3만여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전일빌딩 앞 본무대부터 시작된 인파는 금남로공원 앞까지 4차로를 빈틈없이 메우고 있었다. 금남로 내에 앉아 있을 공간이 부족해 인근 건물 계단참에도 수백명의 사람들이 들어앉았다.
시민들은 국회 표결이 시작되기 2시간여 전인 오후 2시께부터 금남로로 몰려들어 “내란 수괴 윤석열을 즉각 탄핵하라” 구호를 따라 외쳤다. 저마다 ‘탄핵 촉구’ 손피켓을 들고 금남로 차도 위로 빽빽이 둘러앉은 이들은 국회 표결이 끝날 때까지 전광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탄핵 소추안에 대한 제안 설명을 들은 이후에는 시민들은 환호하며 “탄핵해”, “찬성해”, “투표해” 등 구호를 외치며 간절한 마음을 표현했다.
오후 5시께, 우원식 국회의장이 표결 결과를 발표하며 “찬성 204표”를 말하는 순간 금남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일제히 양 손을 들고 환호성을 질렀다.
시민들은 “우리가 이겼다”, “윤석열을 체포하라”를 연호하고, 일제히 ‘파도타기’를 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송정1동 주민 오성중(62)씨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통해 좀 더 평화로운 대한민국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우리 마을 주민들뿐 아니라 전국이 하나로 뭉쳤다. 윤석열은 시민들의 분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대구=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서울=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영상=김진아·서민경·박현주 기자 jingg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