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단과 소떼 몰고 캄보디아로’
캄보디아 광주진료소 개원 10년 맞아 대규모 봉사활동
의료진 등 80명 봉사단, 이틀 간 현지서 구슬땀…주민 400여명 진료, 15명 수술
서한실업(주) 노정조 대표, 송아지 10마리 기부…‘광주 송아지 마을’ 만든다
2024년 08월 16일(금) 20:32
16일 (사)아시아희망나무와 광주 의료진들이 의료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캄보디아 광주진료소 내부에 진료를 받으려는 현지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광주 의료진들과 시민·학생들이 ‘캄보디아 광주진료소’에서 민간 외교를 펼쳐온 지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광주시와 민간단체인 (사)아시아희망나무, 광주일보사가 나서 지난 2014년 캄보디아 캄퐁스퓨주(州)에 설립한 ‘광주진료소’가 올해로 개원 10주년이 된 것이다.

(사)아시아희망나무(이사장 서정성·대표 정승욱)에 따르면 개원 10주년을 맞아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 간 80여 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봉사단이 캄보디아 광주진료소에서 의미있고 특별한 봉사활동을 벌였다. 특히 개원 10년을 맞아 ‘통큰’ 기부도 이어졌고, 현지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전달식도 7년째 이어졌다. 장학금은 7년째 70명의 학생들에게 전달됐다.

이번 봉사단은 아시아희망나무 이사인 전성현 월곡 고려병원 원장을 단장으로 조선대병원, 광주병원, 아이안과, 도담소아청소년과, 버들치과, 광주 365재활병원, 바로병원, 제주 아이쁨의원 등에서 내과·안과·소아과·가정의학과·치과·한의과 의료진들이 대거 참여했다. 많은 의료진들이 한국에서 왔다는 소식을 들은 현지 주민들은 진료를 받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매일 200여 명의 주민들이 줄을 서 광주진료소 앞은 북새통을 이뤘다.

이들 의료진들은 이틀 간 434명의 현지 주민들을 진료했고, 서정성 아이안과 원장은 심각한 백내장을 앓고 있는 환자 15명을 수술했다. 수술 환자들은 다음날 시력을 되찾자 광주 의료진을 찾아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호남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이 16일 캄보디아 광주진료소 인근 학교에서 심폐소생술 교육을 하고 있다.
버들치과 윤광철 원장과 김상훈 광주병원 내과원장, 광주 365재활병원 의료진, 광주이주민건강센터 직원들은 이동 의료팀을 꾸려 진료소 인근 마을 교회에서 이틀 간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료 활동을 벌였다.

의료진 이외에도 광주이주민건강센터(센터장 윤헌식)와 광주 남구 가족센터 직원, 골든로타리 회원, 호남대 응급구조학과, 광주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학생 등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참여해 최고 기온 35도가 넘는 날씨 속에서 이틀 간 구슬땀을 흘렸다.

이 가운데 골든로터리 회원들은 광주에서 공수해 온 재료를 가지고 이틀 간 김밥과 떡볶이를 직접 만들어 마을 주민들에게 배식하는 ‘K푸드 나눔 봉사’를 벌여 주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호남대 응급구조학과 이효철 교수를 비롯한 학생들은 광주진료소 인근 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진행하며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캄보디아 광주진료소 개원 10주년을 맞아 서한실업(주) 노정조 대표가 기부한 송아지를 주민들이 분양받아 가고 있다.
특히 이번 행사는 개원 10주년을 맞은 만큼 의미있는 기부도 이어졌다.

건물 종합관리 전문기업인 서한실업(주) 노정조 대표이사는 현지 주민 10명에게 소 10마리와 캄보디아 광주진료소 부설 문화센터 시설물 지원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 소 10마리는 형편이 어려운 현지 주민들을 선정해 지원됐으며,사육 과정에 송아지가 태어나면 또 다른 마을 주민들에게 분양해 나가기로 했다.

노 대표는 소 사육이 잘 진행되면 앞으로도 매년 소 10마리씩을 기부하기로 했다. 노 대표는 “광주 의료진들과 시민들이 10년 째 캄보디아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전해듣고 케냐 한글 학교 기부에 이어 캄보디아에서도 뜻 깊은 일을 하고 싶었다”면서 “캄보디아 캄퐁스퓨가 앞으로 ‘광주의 송아지 마을’이 되길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광주진료소 개원 10주년을 맞아 (사)아시아희망나무와 광주 의료진, 시민사회단체, 대학생들로 구성된 봉사단이 16일 봉사활동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아시아희망나무 이사인 임순이 삼성생명 상무도 이번 봉사에 참여하면서 광주진료소와 부설 문화센터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 임 상무는 광주진료소를 건립할 당시에도 500만원을 기부해 안과 진료실을 만들기도 했다.

나눔과 연대의 ‘광주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의료환경이 열악한 캄보디아 캄퐁스퓨주(州)에 둥지를 튼 광주 진료소는 개원 10년을 맞아 이제 현지 주민들에게 인술(仁術)은 물론 각종 봉사활동을 통해 ‘K-컬처’의 전초기지가 되고 있다. (사)아시아희망나무 봉사는 캄보디아 광주진료소 개원 이래 올해로 46회 이뤄졌다.

/글·사진=캄보디아 캄퐁스퓨 최권일 기자 c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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