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안방마님 김태군 ‘신인의 자세로’
“책임감 남다른 시즌이지만
기본부터 차근차근 배우고
8년만에 홀로 펑고 받았죠”
2024년 02월 14일(수) 23:20
KIA 타이거즈의 17년 차 베테랑 김태군이 신인의 마음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김태군은 지난해 극적인 시즌을 보냈다. 류지혁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이적했고, 시즌이 끝나기 전에 다년계약에도 성공했다. KIA 입장에서는 경험 많은 김태군을 영입하면서 몇 년간 고민이었던 ‘안방’ 고민을 덜었다.

KIA 선수로 처음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는 그는 ‘신인’이다.

새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타케시 배터리 코치가 기본을 강조하면서 그는 바닥부터 다지고 있다. 얼마 전에는 베테랑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홀로 펑고를 받기도 했다.

함성을 지르며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 땀을 흘린 김태군은 “이렇게 공을 받아본 게 한 8년 만인 것 같다. 단독으로 하면 진짜 힘들다. 상대한테 정확하게 던져야 한다. 정면에서 잡고 정확하게 안 던지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며 “기술적인 부분 보다는 야구장 나왔을 때 분위기, 포수가 어떻게 야구장에서 해야 하는지 등 기본적인부터 먼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인의 자세로 돌아간 김태군에게는 책임감도 남다른 캠프다.

김태군은 “다른 캠프보다 마음이 다른 게 큰 금액으로 계약하고 첫 해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야구장 나와서 웃으면서 하지만 나름대로 책임감 있기 때문에 해야 할 부분이 있다. 생각 되뇌면서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책임감이 더해진 캠프, 기대감도 크다. 올 시즌 KIA는 탄탄한 마운드와 뜨거운 화력으로 일찍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베테랑 김태군은 이런 시선을 즐겨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런 시선이 오는 것을 부담감으로 느끼기 보다는 상대가 벌써부터 경계하고, 팬들이 벌써 기대한다는 부분에 의미를 두면 좋겠다. 성적 못 내면 어떻게 하지 그런 부담감보다는 시즌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관심을 가져주고 있으니까 더 즐겁게 하면 된다”고 언급했다.

가장 가까이에서 투수들을 지켜보고 있는 김태군은 KIA 마운드 힘을 이야기한다.

김태군은 “정말 좋은 투수들이 많다. 기본적으로 직구를 잘 던질 줄 안다. 저 나이 때 저런 직구를 던질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장점이다. 좋은 걸 가지고 있어도 시즌 때 발휘 못하는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그게 굉장히 큰 강점이다”며 “지금 선수들은 자기 스케줄 대로 자기 루틴대로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기도 한다. 저 나이에 벌써부터 저런 스케줄을 가지고 있다는 게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가 안 좋았을 때 자기의 모습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결과가 안 좋고 성적을 못내고 그랬을 때 선수의, 사람의 본모습이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투수들은 안 좋은 성적을 냈을 때도 자기만의 루틴이라든지 그런 걸 지키면서 한결같았다”고 이야기했다.

투수와의 호흡이 우선인 포지션. 호주로 오는 비행기에서 보낸 10시간이 김태군에게는 생각을 넓히는 시간이 됐다.

그는 “비행에서 (이)의리랑 같이 앉아서 왔다. ‘형이 무섭냐’고 물어봤는데 무서운 것보다 잘못했을 때 부드럽게 설명해주는 스타일이 아니고 바로 직설적으로 하는 모습이 무섭게 느껴진다고 했다. 의리한테는 뭐라할 게 없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한 번 돌아서 이야기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비행기에서의 10시간이 어린 선수들이 이렇게 또 생각할 수 있구나를 느낀 시간이 됐다. 하지만 건방 떠는 순간 큰일 난다고 이야기했다”고 웃었다.

지난 시즌 중반 팀에 합류했던 김태군은 극적이었던 연승 기간과 눈앞에서 ‘가을 잔치’의 꿈이 사라지는 안타까운 순간도 경험했다. 온전히 타이거즈 선수로 출발하는 올 시즌 김태군은 지난해 경험이 좋은 보약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김태군은 “우리가 좋은 성적 내겠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캠프를 하는 선수들의 표정과 모습을 보면 팬들이 느끼실 것이다. 지난 시즌 끝나고 선수들은 한 경기 지는 것을 당연시하면 안 된다는 것을 느꼈다”며 “144경기를 하면서 40경기는 아무리 이기려고 해도, 팬들이 아무리 응원해 주셔도 지는 흐름으로 가는 경기가 있다. 우승팀을 봐도 60패는 한다. 하지만 무조건 잡아야 하는 경기, 흐름이 있다. 지난해 9연승 기간이 있었다. 한번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기간이었는데 시즌 말미에 아쉬움이 많았다. ‘이렇게 하겠습니다’가 아니라 행동으로 하겠다.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호주 캔버라=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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