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서 현장으로…청년 기획자들의 ‘첫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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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에서 현장으로…청년 기획자들의 ‘첫 프로젝트’
문화기획 전문학교 ‘호랭이스쿨’ 5기…16개 프로젝트 11월 한달간 진행
‘대나무숲의 위(Up)로’, ‘한 그릇의 기억식, 광주의 5월을 담다’ 등
2025년 11월 02일(일) 18:15
실무형 문화기획 전문학교 ‘호랭이 스쿨’ 5기 청년기획자들이 11월 한달간 프로젝트 결과물을 발표한다. 지난 프로젝트의 모습.<호랭이스쿨 제공>
“배우는 건 많은데, 실제로 해볼 기회가 없어요.”

배움은 강의실이 아닌 현장에서 완성된다. 문화기획을 꿈꾸는 청년들의 갈증에서 ‘호랭이스쿨’이 출발했다.

광주시가 후원하고 청년문화허브가 운영하는 실무형 문화기획 전문학교 ‘호랭이스쿨’은 기획·운영·평가가 한 자리에서 이루어지는 ‘현장형 인큐베이터’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청년들은 이제 스스로 기획서를 쓰고, 공간을 섭외하며, 관객을 만난다.

올해 5기 청년기획자들이 4월부터 구상해온 ‘첫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11월 광주 도심과 온라인을 무대로 잇따라 공개된다. 이번 프로그램들은 치유·기억·창업·감상법 등 일상의 감각과 맞닿은 주제를 다루며 모두 16개 프로젝트로 구성됐다.

각기 다른 시선과 문제의식 속에서 탄생한 기획들은 도시의 기억을 새롭게 읽고, 정서적 돌봄과 창업의 현실, 예술 감상의 방식을 세밀하게 탐색한다. 거창한 이벤트 대신 생활의 언어로 실험을 이어가는 ‘작고 정확한 시도들’이 올해의 가장 큰 특징이다.

우선 도시의 상처와 일상의 고통에 귀 기울이며 위로의 감각을 담은 기획들이 눈에 띈다.

5·18 시민군의 필체를 서체로 복원한 온라인 캠페인 ‘당신의 문장이 응원이 될 때’(9일까지·정성영)는 시민이 남긴 문장을 모아 오늘의 다짐과 응원으로 잇는다. 치유 프로젝트 ‘대나무숲의 위(Up)로’(8·15일·김애리)는 라라온실원예치유센터에서 자살 사별자를 위한 그림책·원예 테라피를 진행하며, 사회 제도 밖에 놓인 이들의 심리정서 지원과 사회적 연결망 회복을 꾀한다.

‘호랭이 스쿨’ 청년 기획자들의 지난 프로젝트 모습.<호랭이스쿨 제공>
재개발 지역 누문동의 풍경을 식물의 상징으로 되살린 ‘뉴문 프로젝트: 몬스테라 아단소니’(16일까지·한효정)는 은광작은도서관 앞 골목에 몬스테라 잎 모양의 ‘기억의 깃발’을 세워 사라지는 동네의 시간을 기록한다. ‘한 그릇의 기억식, 광주의 5월을 담다’(9일·김수연)는 오월어머니집 어머니들의 기억 속 밥상을 동구인문학당 공유부엌에서 재현하며 음식을 매개로 세대 간 공감의 장을 마련한다.

반려동물 상실의 아픔을 창작으로 치유하는 ‘너의 숨결을 기억해’(8~9일·김도은), 움직임과 색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문화치유 프로그램 ‘Mind Palette’(8일·문세현) 등도 일상 속 정서 회복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청년 창업자들을 위한 실무형 기획도 이어진다.

‘싼 인테리어가 가장 비싼 실패가 되지 않도록’(8일·양지수)은 안경박사 전대점 2층에서 열리며, 공간 기획과 브랜드 전략을 함께 다뤄 예비 창업자를 ‘소비자’에서 ‘기획 주체’로 세운다. 식품 창업자를 위한 ‘까마귀 가이드’(16일까지·정찬환)는 브랜드 스토리텔링 컨설팅을 통해 진심 어린 지역 식품 브랜드의 가치를 전한다.

또 블로그를 기반으로 한 자기 기록 프로젝트 ‘나만의 취미 포트폴리오’(15일까지·이수진)는 함께 성장하는 취미 커뮤니티를 실험하고, 사회·정서적 고립 청년을 잇는 ‘연-결’(2·8·15일·강주리)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오모이데 파티룸 등에서 익명 편지와 전시 관람을 통해 느슨하지만 지속 가능한 관계망을 만들어간다.

이밖에 광주시립미술관에서 한 작품만 전시함으로써 ‘느린 예술’을 제안하는 ‘작품에게 온 초대장’(8~9일·정영인), 한 사람의 삶을 독백극으로 엮은 온라인 프로젝트 ‘stoulier-인생 한 편’(7~16일·박수인), 부모와 아이가 함께 꾸미는 공연 ‘Kid’s Stage: 아이들의 작은 추억’(7일·최재영) 등도 만날 수 있다.

자세한 프로젝트 내용과 일정은 청년문화허브 블로그와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호랭이스쿨 학교장을 맡고 있는 청년문화허브 정두용 감독은“호랭이스쿨은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라 청년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하며 성장하는 실험의 장”이라며 “관객들이 청년들의 시선과 감정을 따라가며 도시의 또 다른 얼굴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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